나는 8년간 다닌 접수직 도급직을 마무리하고 결국 정규직이 되었다.
좋은 조건은 아니었지만, 좋은 조건이 아니라고 해서 거절할 입장도 아니었다.
사측은 그런 나의 입장을 아마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
나에게 너무도 힘든 결정을 내리게 했고 결국은 한 번도 일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일하게 되었다.
병원의 접수수납창구.
나는 그전에 일했던 곳 보다 대우는 확실히 좋아졌음을 느낀다.
대놓고 나의 자리가 생겼고, 내가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만들어주시려는 노력을 보이고,
무시당하는 느낌 받지 않는 상담또한.. 그전에 내가 도급직으로 8년을 일할 때와는 다르게, 나만의 권리를 손에 쥐고 일한다는 자부심이 이렇게 크게 나를 성장시킬지 몰랐던 것 같다.
그리고 또한 좋았던 것이 내가 어려서 모르고 했던 어린날의 실수들을
새로운 곳에 와서 만회하며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
사람은 색안경을 끼고 사람을 대하는 일들이 흔한데 나도 어쩌면 철없이 굴었던 사회생활에서의 굳어진 이미지를
지금의 성장한 내모습으로 새롭게 보여주고 싶단 생각을 계속해왔던 것 같다.
그저 돈만 많이 벌고 싶었던 젊은 날에, 무기계약직 (도급)직으로 면접을 보게 된 20대 초반의 어린 아가씨가
설움은 무시하면서 돈벌면 됐지 하며 내 감정을 묵히고 살아왔던 것들을 보상받는 기분이다.
별거 아닐 수 있겠지..그 대우가 뭐라고?
그런데 그거 좀 아니더라구 정말 사람이 작아지더라고
도급직은 도급직 정규직은 정규직 대우를 다르게 하다보면 사람이 작아지더라고..
그렇게 나눠서 사람 차별하는게 마음에 병이 생겼었나 보다.
나는 요즘 엄청 열심히 살고 있다.
수납에서의 막내로 새로운 일을 배움으로 돌아가지 않던 머리를
열심히 쓰면서 기억하고 실수하고 감사하고 죄송하고 다시 익히 고를 반복하며
살고 있다. 꽤. 잘 살고 있는 느낌이 든다 힘은 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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